“Unflattening” MMCA Seoul

2020-06-25 ~ 2020-09-20

안은미 작가의 작품 <타다다다>는 무기와 전쟁의 레플리케이션으로 디자인된 아이들 놀이 ‘키즈라이더’ 8대를 설치하여 관람객이 직접 참여체험 할 수 있다. ‘키즈라이더’는 “여러 개의 캐릭터가 동시에 한 아이로부터 발동되는 상상력의 놀이 단계”에서 전쟁으로 놀고, 전쟁을 학습하는 기이한 장난감이었던 시절이 있다. 이 놀이감각과 학습의 대상은 무엇인가. 다름 아닌 20세기 중반 이후 발생한 전쟁이다. 그 전쟁의 대부분은 자본과 권력을 향한 탐욕과 연관되며, 거슬러 오르면 전쟁 자체가 남성가부장제 군주정의 성립과 근대 자본주의 세계 체제 성립에 결정적이었던 것과 연결된다.

 

안은미는 국립현대미술관 <낯선 전쟁> 전에서 현재 세대의 다음 세대와 다음 다음 세대에게 20세기 전쟁이 어떻게 찬미되어 왔는가를 체험하고, 불가피하게 공동체 수호와 약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적 전쟁 대신에 갈등과 대립 그 자체를 확대재생산하는 산업으로서의 전쟁 찬양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작품 <타다다다>의 이러한 비전은 그 전작 <쓰리쓰리랑>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전시 설치는 이 두 작품의 연합으로 이루어진다. 즉 각 8대씩 대립되는 형식으로 배치된 키즈라이더는 동전을 넣고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며, 라이드의 전면에는 대응하는 라이드와 함께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안은미의 제의적 퍼포먼스가 <쓰리쓰리랑>의 기록과 함께 합성되어 영사된다.

 

<쓰리쓰리랑>은 안은미 안무가 군피해치유센터 함께(대표 공복순)를 중심으로 5명의 어머니와 더불어 나눴던 이야기, 가슴 속의 내밀한 소망, 피해 당사자 가족의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어머님들이 온 마음과 몸으로 직접 겪었던 유가족들의 상황에 교감된 이야기 등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던 커뮤니티 기반의 (비)안무적 안무 작품이었다. 이는 현실에 직접 개입하여 정부 당국에 군 피해당사자와 가족의 마음의 상처와 몸의 각인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지원제도 마련을 촉구하고, 치료전문가를 연결시켜 실질적인 극복을 할 수 있도록 군피해치유센터 함께 명의의 법안을 발의하는 형식이었다.

 

또한 북한과 평화 체제로 전환하지 못한 분단 상황의 문제가 어머니의 바람으로 다뤄지며, 그 직접적 아픔의 흐름 속에서 가능한 민주주의, 비극 속에서 꽃피는 민주주의의 문제를 고뇌한다. 안은미의 “안무하지 않는 안무”의 관점에서 이 다룸과 고뇌는 그 근원을 보아살피는 과정에 다름 아니었다. 그 근원으로 되돌아간 지점에서 석탑의 기단처럼 평화의 토대를 아이들 전쟁 놀잇감 아래에 깔리게 할 것이다.

 

<쓰리쓰리랑>이 결말이며, <타다다다>는 그 시작이다. 전쟁의 역사는 어떻게 아이들까지 놀이로써 물들게 하는가. 우리는 아이들 손에 무기의 레플리카를 쥐어주고 총검을 쥐어 주며 무엇을 그들의 미래에서 기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