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그간 안은미컴퍼니를 기록한 영상들은 대개 공연의 맥락 안에서 촬영되었다. 작품을 이루는 여러 부분을 포괄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예술가의 언어, 그 커다란 흐름을 느끼기에는 적합하였으나 그녀의 상상력의 기둥이 되는 몸 자체를 집중하여 바라보긴 어려웠다. 이에 움직임을 집중해 남기고자 작가의 언어가 축약적으로 보이는 안무를 선별하여 영상책의 형태로 기록한다. 춤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식을 위한 이 프로젝트가 글과 맞닿아 또다시 여러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교본이 되기를 바란다.

목차

· Let me change your name 2005
·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2011
· 북한춤 2018
· 거시기 모놀로그 2019
· 드래곤즈 2021
· 잘란잘란 2022
· 서도와 은미 2023
· 여자야 여자야 2023

Let me change your name 2005
안녕! 내 이름은 안은미야!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고생이지!
계단에서 미끄러져 죽고 났더니 드래곤이 됐어!
으아앙!
싫어!
개못생겼어!
나 집에 갈래!
누가 나 좀 도와줘!
네이버 웹툰 '여고생 드래곤'(땅콩 작가,
2021~2023)을 일부 인용했음을 밝혀둡니다. 
-안인용-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2011

사포의 목소리로 부르는,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무대 위, 그 여인들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에, 고요한 바람의 속삭임 같은 노래가 흐른다. 은빛 머리, 그들의 삶과 시간의 궤적이 난설헌의 부드러운 목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안은미의 마술적 눈과 주문으로 함께, 주름진 소녀들은 향수의 과거를, 열정의 현재를 그리고 꿈의 미래를 담그며 춤춘다 춤을. 마치 혜석이 그녀의 사랑과 고독을 읊조리듯이.

고요한 바다의 파도처럼, 그들의 몸짓은 그들만의 이야기와 경험 너머로 흘러흘러간다. 회춘하는 할머니들의 속삭임, 그리고 그에 담긴 남조의 시나라처럼 깊고, 진한 바다의 정동.
하늘을 그리며 땅을 춤추는 할머니들, 그들의 천지인 이야기는 우리 마음에 스며든다. 그들의 삶, 그리고 그 안팎의 무수한 인연들, 얽히고 설킨 줄들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

가족과 사회의 임무에서 졸업한 이의 몸으로, 아프고 즐겁게 춤을 춘다, 마음의 작은 자유를. 안나가 신탁을 통해 세상에 예수의 도래를 전했듯. 할머니의 춤사위, 그것은 고대 예언자의 노래처럼, 내일의 우리 모두를 우리 모두의 내일로 인도하리라.
-임근준-
북한춤 2018
여덟 살 은미는 깃털처럼 팔랑팔랑이고 싶었다. 인형이나 입을법한 분홍색 옷을 입고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감탄하겠지? 빛이 나겠지? 반짝이겠지? 

전학 간 사립학교에서 '발레반'이라는 세 글자를 본 순간부터 은미의 마음은 콩닥콩닥 뛰었다. "엄마! 엄마! 나 발레! 그거 발레 할래!" 레오타드와 타이즈를 입고 발레슈즈를 신은 은미는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학교 무용실의 나무 바닥을 열심히 두드렸다. 은미는 아무리 둘러봐도 같은 발레반 애들 중에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 같아서 어깨가 으쓱댔다. 은미는 엄마를 졸라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 실황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서 닳도록 봤다. 나도 저런 발레리나가 되어야지. 발레리나. 
그러던 어느 날 혜리라는 이름의 여자애가 발레반에 나타났다. 여섯 살 때부터 발레를 했다는 혜리는 주먹만 한 작은 얼굴에 쭉 뻗은 다리로 단숨에 다리 찢기를 보여주었고 순식간에 발레반의 에이스로 등극했다. 은미를 바라보던 아이들의 시선이 혜리에게 향했다. 은미의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은미는 '재능'이라는 단어에 대해 태어나서 처음 고민했다. 혜리는 학교가 끝나면 발레학원에 가서 연습을 한다고 했다. 은미는 혜리처럼 잘하고 싶었다. 이기고 싶다는 마음보다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은미는 엄마를 졸라 발레학원에 등록했다. 발레학원 선생님은 은미를 거울이 있는 벽에 앉혀두고 다리를 찢었다. 사타구니가 찢어질 듯 아팠다. 그래도 혜리를 떠올리며 은미는 다리를 찢고 또 찢었다. 물론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학원에서는 한국무용을 해보자고 했지만 은미는 시큰둥했다. 은미는 치렁치렁한 치마가 아니라 미니스커트 같은 튀튀가 입고 싶었다. 발레리나,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관심 없었다. 은미는 자기 전에 베개에 얼굴을 처박고 울었다. 은미는 자기가 발레에 재능이 없는 건 촌스러운 자기 이름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발레리나는 혜리 같은 예쁜 이름을 가진 애들이 하는 거 아니냐며, 이름을 지어준 할아버지를 원망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은미가 같은 자리를 빙빙 도는 동안 혜리는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었다. 혜리는 어느 날 학교 앞 돌계단에 앉아 은미에게 말했다. "나는 영국 로열발레단에 입단할 거야." 혜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혜리는 역시 다르다. 나는 바보같이 내 이름 탓이나 하고 있었는데 혜리는 로열발레단이라는 - 촌스럽게 러시아 볼쇼이발레단도 아니고 - 목표를 정해놓고 발레를 하고 있었다. 은미는 로열발레단의 공연 실황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혜리를 떠올렸다. 

학교 발레반에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시립예술관 무대에 올린다고 했다. 은미는 매일 음악을 들으며 준비했다. 물론 은미의 자리는 혜리 옆이었다. 가운데 주인공 바로 옆자리. 은미는 그것도 괜찮았다. 혜리가 될 수 없다는 걸 은미는 알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됐다. 무대 화장을 한 은미는 어둑어둑한 객석을 보면서 춤을 췄다. 모두가 혜리를 보겠지만, 그래도 우리 엄마 아빠는 날 보고 있겠지. 공연이 끝나고 남은 건 한 장의 사진이었다. 사진에서도 은미는 혜리의 옆자리였다. 은미는 그날로 발레를 그만두었다. 다음 생에는 꼭 발레리나로 태어나야지.
그게 전부였다.
-안인용-
거시기 모놀로그 2019
깃털처럼 팔랑팔랑이고 싶었던 은미는 낯선 행성에서 난데없이 드래곤이 됐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처음엔 그랬다. 아무도 은미를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 은미는 몸이 꽉 끼는 동굴 속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며칠이 지났을까. 은미는 드디어 동굴 밖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쿠쿵 바닥이 흔들거렸지만 머리 위로 펼쳐진 하늘이 마음에 들었다.  

은미는 산책을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 더 깨닫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드래곤이라는 사실이 꽤 마음에 들었다.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날개 손도 갖고 있고, 하늘을 날 수도 있었다. 드래곤이 된 이상 누가 자신을 어떻게 보든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못생겨서 슬펐던 마음은 어느새 점점 건조해졌다.
-안인용-
반짝이고 싶었던 은미는 이곳에서 마음껏 반짝이는 것들을 수집했다. 행성에는 용도를 알 순 없지만 찬란하게 반짝이는 돌멩이가 많았다. 은미는 수집한 반짝이는 것들로 몸을 치장했다. 목걸이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고 비늘도 장식했다. 

은미는 반짝이는 것들은 잔뜩 두르고 춤을 췄다. 우주 어딘가의 한 행성에서 입으로 자신만의 박자를 만들어가며 춤을 췄다. 은미는 이 춤에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 은미만의 움직임은 그것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은미는 이제 행성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선 저 위로 높이 계속 날아가다 보면 뭐라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반짝이는 것들은 잠시 이 행성에 놔두기로 했다. 아무래도 거추장스럽고 반짝이는 건 금방 질리니까. 

은미는 날았다. 목적지를 정해두지는 않았다. 꼭 집에 가고 싶지도 않았다. 죽는 게 이런 우주-가챠 같은 거라면 또 죽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전부였다. 
드래곤즈 2021
죽어봐야 비로소 알게 되는 진실이 있다. 
사람은 죽으면 우주로 간다. 

열여섯 번째 생일파티를 마친 다음날 은미는 계단에서 넘어져 죽었다. 양말을 신고 2층 계단을 뛰어내려가다가 자기 발에 걸려 미끄러진 은미는 온몸으로 굴렀고 계단의 마지막에 이르러 목이 꺾인 채 숨을 거두었다. 죽음을 맞는 그 찰나의 순간, 은미의 뇌가 육체에게 내린 마지막 명령은 이것이었다. “웃어.” 은미는 환하게 웃었다. 마치 죽음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처럼. 

안은미 (2008.01.22~2024.01.23)
R.I.L.*
*Rest in Limbo의 약자로,
“림보에서 편하게 쉬길”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 씨발!

작은 팝콘 옥수수 한 알이 ‘팝’ 하고 튀겨지며 뭉게구름을 닮은 팝콘으로 변신하듯, 바늘구멍보다 작고 개미 똥보다도 작은 하나의 까만 점에 수렴됐던 은미의 의식이 ‘씨발’하며 탱탱볼처럼 튀어 올랐다. 바닥에 쏟아진 물처럼 그 어떤 형태도 가지지 못한 은미의 의식은 아득히 새까만 낯선 시공간에서 떨떠름하게 부유하고 있었다.

- 생각!

은미의 의식은 미간을 찌푸린 채 집중하고 싶었지만 육체라는 것이 잡히지 않았다. 눈코입이나 팔다리가 없는 대신 감각이 의식과 함께 개방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눈을 뜨거나 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도 주변의 시공간을 인지할 수 있는, 의식과 감각이 하나가 된 것 같은 그런 상태라고 은미의 의식은 생각했다.  은미의 의식은 모든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이곳의 정보를 알아내려 애썼다. 비록 16년 치의 정보가 다였고, 은미는 유독 망상에 빠져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럴듯한 결과를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은미의 의식은 찾아냈다. 
- 우주!

은미의 의식이 부유하는 이곳은 우주와 닮았다. (SF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되지 않아 은미에겐 불호였지만 어쨌든)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본 풍경, 그리고 NASA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본 사진 속 풍경이 여기와 비슷했다. 은미의 의식은 점점 더 또렷해져 갔다. 

- 은미!

은미의 의식은 이름을 되찾았다. 이름을 기억해내자 은미의 의식은 은미의 모든 것을 소환했고 지구에서의 마지막 기억인 죽음의 순간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씨발!!!!!
-안인용-
잘란잘란 2022
여덟 편의 기초적 구체시로 부르는, <잘란잘란>
-임근준-
서도와 은미 2023

토니 모리슨의 목소리로 부르는, <서도와 은미>: 신의 입맞춤


낙타의 등 위에서 누워, 우주의 별들이 내 피부에 내림굿을 한다. 각 별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의 파편, 나의 땅, 나의 영혼에 씨앗을 뿌린다. 눈을 감으면, 고대의 꿈속으로 떠돈다. 신의 숨결이 내 귓가에 속삭임, 그림자와 빛 사이, 과거와 현재가 춤을 추는 곳. 묵히 선 우주의 깊은 밤, 나를 치유하는 목소리로 내림차린다. 시간과 공간 너머, 내 안의 신이 나를 찾아와 손을 내민다. 잊혀진 노래, 잊혀진 기억, 모든 것이 이 순간에 깨어난다. 강신제의 의식 속, 나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나를 찾는다.

오드리 로드의 목소리로 부르는, <서도와 은미>: 내 안의 굿


불타는 나무 아래, 내 영혼이 신의 숨결을 느낀다. 고대의 노래가 내 귀를 찾아와, 명두굿의 힘으로 나를 강렬하게 흔드네. 우리 선조들의 목소리, 피로 쓰여진 역사의 노래. 나는 그들의 힘을 빌려, 세상을 향해 나의 메시지를 외치노라. 나의 신앙, 나의 힘, 그것은 내림의 굿판에서 오네. 신의 온내림은 내 척춧골과 숨줄기에, 유색인의 피와 땀, 눈물의 힘으로 각인되니. 내 목소리는 저승과 이승을 잇는 노랫길, 세상에게 이름 읽은 자들의 진실을 전하는. 나는 신의 별똥별, 원념의 메신저, 영원한 사랑과 심판의 작두꽃으로 타오른다.

루이즈 글뤼크의 목소리로 부르는 <서도와 은미>: 계절의 내림


봄에는 신이 내려와 나무의 잎으로 말한다. 여름에는 태양 아래 먼지로 춤을 춘다. 가을의 풍경 속, 그림자로 내 영혼을 훔친다. 겨울의 묵음에서, 나를 다시 찾는다. 내림굿, 계절의 순환, 자연의 숨결 속, 나는 깨닫는다. 신의 의도는 별들의 깜빡임, 땅과 하늘 사이의 속삭임. 간결한 말로, 신은 내게 내림한다. 내 속의 감정, 계절의 변화처럼, 무한한 시간의 순환 속, 나는 신의 내림을 기다린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목소리로 부르는, <서도와 은미>: 별도 없이 춤추는 노래


별들은 그저 빛나는 점들일까, 아니면 우리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기록일까? 어느 날 밤, 나는 내리는 신을 기다렸다, 그러나 별들은 조용히 빛나기만 했다. 영의 내림, 옛사람의 기억, 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물었다. 하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별들은 그저 조용히 빛나기만 했다. 우리는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는가, 진실을 발하는 절대자를 별자리에서 찾았나? 아이러니하게도, 답은 이미 여기에 있었다, 무별 아래 우리의 콧노래가 실없이 춤출 때.

알록 베이드-메논의 목소리로 부르는, <서도와 은미>: 또땀의 교차점


목소리의 서도와 움즈기의 은미, 두 세계가 만나 펼쳐지는 아름다운 꿈. 하나하나의 삶, 각각/자각의 경험, 서로의 힘으로 하나의 무대를 완성한다. 무대 위와 아래, 서도의 노래는 시간을 넘어, 은미의 춤은 공간을 뛰어넘으며 ‘나’들을 데려간다. 한국의 (비)전통과 (전)현대가 교차하는 순간, 그곳에서 너는 새로운 ‘나’들을 발견한다. 불온한 다양성 속에서 나너들의 정체를 좇는다. 서도와 은미가, 아니 서도은미가, 또땀의 우주선이 되고, 그들의 호상교차는 나너들의 때이얌 체험으로 온다. 한계를 넘어 서로와 각자를 자각으로 이해하고, 그 깊은 사랑과 존중 속에서 빛나는 순간을 잡는다.
-임근준-
여자야 여자야 2023

거트루드 스타인의 목소리로 부르는, <여자야 여자야>


신여성과 구여성; 그들이 있었다 그들의 있음이 있었다 그들에 있었다 그에 있었으므로 있음의 그들이 오늘의 우리가 있으니 우리의 오늘에 그들이.

그들이 있었다. 신여성이 있었다, 구여성이 있었다. 신여성의 있음이 구여성을 주조하고, 구여성의 있음이 신여성을 주조하고, 서로의 있음으로 서로가 있을 수 있었다. 일본의 조용한 숲속에서 그들의 향기가 풍겼다. 한국의 전통 가옥과 그림자 드리우는 골목에서, 그들은 귀신처럼 걸어가고 있었다. 중국의 끝없는 평원에서, 그들은 고대의 바람과 함께 노래했다. 독일의 별 아래, ‘Neue Frau’로 불렸던 그들은 도시의 밤거리에서 가스등처럼 빛났다. 그리고, 영미에서 ‘New Woman’으로 먼저 탄생한 그들은, 도서관과 회의실에서 허락받은 적 없는 꿈을 꿨다. 꾸는 꿈으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있었다, 반복되고 점멸하는 존재로서.
여성과 여성의 갈등, 아, 그 갈등! 반복되는 갈등! 신여성이 원했다,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구여성은 물러섰다, 그러나 그녀의 그림자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있어야 했다 거기 거기에. 그리고 그 그림자는 반복되었다, 반복되며 그들 사이에 서 있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눈동자에는 반복되지 않을 수 없는 꿈과 희망이 있었다. 꿈과 희망의 있음으로 서 있을 수 있었다.

이들의 존재, 그들의 역할, 그들의 권리와 독립. 그 모든 것은 다시 반복되었다. 그리고 그 반복은 그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들의 강함, 그것은 그들의 존재와 배치로부터 나왔다. 그리고 그 존재는 다시 새로운 배치로서 반복되었다.

그들은 변화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또 다시 반복되었다. 동아시아의 신여성, 유럽의 ‘Neue Frau’, 영미의 ‘New Woman’, 그들 모두는 반복을 예언하는 변화 속에서 그들만의 길을 찾았다. 그들의 여정은 깊은 우주의 별들과 같이 반복 반복 반복되었다. 그리고 그 별들은 그들을 안내했다, 반복 반복 반복 속으로.
결국, 그들, 신여성과 구여성, 그들은 서로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 다시 만남은 화해를 바라보는 미래였다. 모종의 화해와 통합, 그리고 그 융합의 꽃무늬가 다시 반복되었다.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무지개의 은은한 빛을 발산했다. 그리고 그 빛은 또 다시 빛과 어둠으로 환원되며 확산의 주기를 반복해냈다.

그들은 우주의 모든 규칙과 조화 속에서,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그리고 그 길은 그들의 존재와 함께 반복되었다. 그들이 있었다, 그들이 여전히 있고, 그들은 항상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반복된다. 된다 반복이. 되는 반복이 그것이다. 있다 없고, 있을 것이며, 없어질 것이고, 있고 없음이 없고 있을 것이나, 결국엔 없는 차이로 차이가 없음으로 있음과 없음의 만남에 도달할 것이다.

그들이 있었다 그들의 있음이 있었다 그들에 있었다 그에 있었으므로 있음의 그들이 오늘의 우리가 있으니 우리의 오늘에 그들이 우리와 있고 없음의 내일로 있었다 미리 우리의 그들과 그들의 우리가 태초에 있고 없었다 없고 있었다 있다 있을 것이나 없을 것이다 미리 없어질 것이나 없다 이미 없다 있다 없다 있다 거기 거기에 있음이 있고 없음이 없다.
-임근준-
크레딧

예술감독, 안무, 의상디자인, 출연 / 안은미
출연 / 김혜경 김지연 윤혜진 정의영 문용식 김덕영 조선재 한가온

사업총괄 / 김지명
영상제작, 편집 / 이해성
글 / 임근준 안인용
촬영, D.I / FIFIFIFILM(피피피필름)
촬영감독 / 성승정
1st, D.I / H_bonavent
2nd / 송우람 신상환
조명감독 / 장진영
조명 오퍼레이터 / 김요한
웹디자인, 개발 / 박하늘
분장 / 김정희(레이첼스튜디오)
의상제작 / 윤관 디자인의상
진행 / 원미혜

주최 주관 / 안은미컴퍼니
후원 /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예술위원회의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